첼시의 주장 존 테리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이 직접 쓴 편지를 공개했다.

 테리는 장문의 편지에서 지난 맨유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패배에 대한 아픔과 승부차기에서의 실축으로 인한 미안함을 숨김 없이 드러내며 팬들과 다른 모든 이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특히나, 그는 승부차기 실축 이후 지금까지 제대로 잠조차 이루지 못하며 그때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지만, 그는 과거의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나아갈 것임을 다짐하며 팬들의 성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아래는 존 테리가 직접 쓴 편지의 전문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소 생략되거나 의역된 부분이 있음을 밝힌다.

 첼시의 모든 팬들과 나의 팀 동료들, 그리고 감독과 클럽의 스태프들에게 보내는 편지.

 먼저, 승부차기에서의 실축으로 유럽 챔피언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것에 대해 팬들과 팀 동료들,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매우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제가 굳이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지만 저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바로 제 방식이니까요.

 승부차기 실축 이후 지금까지 당시의 상황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날 이후로는 고작 몇 시간 밖에 잠을 이루지 못했고, 눈을 뜨고 있을 때면 이것이 그저 악몽이길 기원하곤 합니다.

 저는 팬들을 비롯해 첼시의 예전, 그리고 현재의 선수들, 가족, 친구들로부터 많은 성원을 받아왔습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엿한 첼시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승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항상 첼시와 함께 할 것입니다. 선수로서, 그리고 언젠가는 감독으로서 우리가 첼시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도록 경기장 안팎에서 제가 가진 전부를 다 바칠 것입니다. 그리고 확신합니다. 우리가 첼시가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을 것임을 말입니다.

모스크바에서의 지난 밤은 앞으로도 평생 저를 따라다닐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의 실수로 모든 이들을 실망시켰다는 사실이 저를 더 아프게 합니다. 눈물을 흘리는 것이 부끄럽거나 수치스럽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지난 몇 년 동안 챔스 우승을 위해 노력해왔었고, 그리고 그것은 제가 차마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의 일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저는 제 자신을 스스럼 없이 드러내었고, 그 점에서 대해서는 모든 이들이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광으로 가는 길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우리는 지난날의 실패를 성공의 주춧돌로 삼아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 시즌에 우리가 첼시가 이룬 모든 업적을 무척이나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에 첼시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존 테리, 첼시 주장
  1. BlogIcon 나쉬
    2008/05/25 19:57

    전 첼시도 맨유도 좋아하지 않지만 존테리 우는거 보니 참 마음이 그렇더군요. 2년 전 아스날도 챔스 결승에서 졌기 때문에 저 마음 모르는 것도 아니고. 정말 서럽게 울던데 말이죠.. 이렇게 사과 편지까지 띄울 정도면 정말 괴로운가 보네요. 힘 내길.

    • BlogIcon rainydoll
      2008/05/2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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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첼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테리였으니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경기 후 존 테리와 아브람 그랜트 감독의 팬이 두 배는 늘었다는 농도 있을 만큼 저때의 장면은 충분히 감동적이었죠. :)

      본인도 말했듯이 당시의 기억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다만 잘 추스려서 앞으로 나갈 뿐이죠.

  2. BlogIcon 디노
    2008/05/25 23:32

    승부차기 실축한건 정말 아쉽지만
    교묘하게 심판눈을 피해서 테베즈한테 침뱉은건...;;
    전 그 건에 관한 사과인줄 알았네요.

    • BlogIcon rainydoll
      2008/05/2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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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건에 대해서는 UEFA가 조사에 나섰으니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맨유를 좋아할리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침을 뱉을만한 선수는 아닌데... ^^;

  3. BlogIcon comodo
    2008/05/26 02:38

    오히려 본인의 승부차기 실패에 이은 챔스 준우승이 구단에 대한 충성심을 배로 증가시키고 존테리를 제외한 다른 구단 관계자들, 선수들의 응집력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도 같네요. 그런데 테베즈에게 침 뱉는 행위는 상당히 실망스럽던데 그 일은 왜 사과를 하지 않는지 모르겠네요.

    • BlogIcon rainydoll
      2008/05/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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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보면 첼시에겐 상당히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기량면에서도 참으로 훌륭한 선수인데, 이번 일을 계기로 저는 되려 첼시가 더 단결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

  4. 따따따
    2008/05/26 02:52

    퍼가요

  5. 존 테리 감동이다 ㅠㅠ
    2008/05/26 13:32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게 이런거지 ㅠㅠ
    역시 첼시 유스에서 배출한 첼시의 주장답다.
    특히 언젠가는 감독으로서 첼시의 우승을 노력하겠다니 ㅠ
    첼시팬으로서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ㅠㅠ

  6. 테베즈에게 사과를 하지 않는 건
    2008/05/26 13:34

    침 뱉은 혐의에 대해 부인했기 때문이죠.
    뭐 맨유팬들이 침 뱉었다고 확신하고 사과를 받고 싶으면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세요.

  7. kkw2311
    2008/05/26 22:35

    존테리가 진짜 멋잇네요 ㅎ....
    앞에있는 호날두에 대한 기사를 보고 이 기사를 보니까
    왠지 ;;; 첼시 팬이 될거 같은 ;;;

    • BlogIcon rainydoll
      2008/05/2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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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테리의 편지를 받아본 첼시팬들에 비하면 맨유팬들은 너무나도 불쌍한 요즘이죠.

      누구는 끝까지 하겠다고 몇 번을 다짐하는데 다른 누구는 미래는 모르는 거 아니냐는 뭣같은 소리만 하고 있으니... ^^;

  8. BlogIcon 이시태
    2008/05/27 10:58

    저는 개인적으로 묵직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퍼디낸드 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존 테리가 더 좋던데 인간성은 퍼디낸드랑 퓨전 했으면 좋겠네요. 예전에 무슨 쇼 프로그램에 나와서 루니 몰래 카메라 찍는 거 봤는데 졸 웃었음! ㅋㅋㅋㅋ

    • BlogIcon rainydoll
      2008/05/2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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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오가 루니 몰래카메라 찍었던 걸 말씀하시는군요. 저도 그거 재밌게 봤습니다. :)

      그리고보면 영국은 수비수만큼은 참 축복받은 나라인 것 같습니다. 리오 퍼디난드에 존 테리라니... 이건 뭐 거의 사기급... ^^;

  9. 유★
    2008/05/28 19:01

    개인적으로 첼시팬도 아니고 맨유팬도 아닌 편안한(?)입장으로 시청했습니다.

    뭐 누가 우승하든지간에 별로 꿀릴게 없는 경기였다고 봅니다.

    무튼 존테리의 실축으로 인해 호날두의 실축은 무마되었죠.

    맨유의 우승을 바라볼때.. 첼시의 패배를 바라볼때 존테리는 어떤생각을 했을까요?

    딱 그장면 보면서 호아킨과, 트레제게가 생각나더라구요.ㅋ

    2002년 한일월드컵 8강전에서 스페인과 우리나라 승부차기전에서

    호아킨의 실축으로 우리나라는 4강신화를 이룩하지 않았습니까

    또 트레제게의 승부차기 실축으로 인해 프랑스는 2006년월드컵 준우승으로

    이탈리아는 우승으로 가게되었죠. (엥 어느새 이상한 곳으로;; ㅈㅅ)

    결론은 이것도 모두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픔도 겪어봐야 더 좋은 선수가 될수 있으니까요

    • BlogIcon rainydoll
      2008/05/2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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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테리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그리고 아픈 기억으로 남겠지만 이건 분명 나중에는 첼시에 값진 거름이 될 것입니다. 특히나 존 테리에게는 말이지요.

      다음 시즌에는 한층 더 탄탄해진 첼시의 수비벽을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막막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