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소속팀 맨유를 수렁에서 건져낸 페데리코 마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버풀을 제치고 다시금 2008-2009 프리미어리그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아스톤 빌라라는 난적을 상대로 안방에서 극적인 3-2 역전승을 일궈낸 뒤의 일이다.

경기가 끝나자 국내의 대형 포털 사이트에는 "마케다가 도대체 누구냐?"는 축구팬들의 의문 섞인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이에 포털 사이트에는 기존에 없던 선수의 프로필까지 새롭게 작성되며 올해 17세의 공격수에 대한 항간의 관심은 대변했다.

1991년 8월 22일 이탈리아의 수도인 로마에서 태어난 마케다는 세리에 A 라치오 유스팀에서 자신의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기량은 나날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고, 지난 2007년 라치오의 감독인 델리오 로시는 고작 15세에 불과하던 마케다를 1군 전지훈련에 합류시키며 선수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로부터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2007년 9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라치오 소속의 유스팀 공격수 페데리코 마케다를 영입했음을 공식 발표했다. 마케다는 물론이고 그 가족이 머무를 집과 직장을 구해주겠다는 당근이 제시된 뒤의 일이었다.

이탈리아 시절의 마케다

라치오와 이탈리아 축구팬들은 맨유와 퍼거슨 감독의 이러한 행동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18세 이전의 선수와는 프로계약을 맺을 수 없다는 이탈리아 노동법의 허점을 이용한 '선수 훔쳐가기'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마케다와 그 가족은 이에 굴하지 않고 잉글랜드행을 택했고, 맨유와 퍼거슨 감독은 이적료라고 하기에도 뭣한 80만 파운드라는 헐값만을 라치오에 지불한채 선수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지난 2008년 8월 2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페데리코 마케다는 결국 선수의 미래를 확정지을 올드 트래포드에서의 첫 프로계약을 성사시켰다. '키코' 마케다가 마침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쿼드 명단에 그 이름을 올린 순간이었다.

마케다는 이후 맨유의 18세 이하 팀에서 리저브 팀으로 승격되어 '동안의 암살자'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과 함께 선수 생활을 이어나갔다. 반즐리와의 맨유 데뷔전에서는 멋진 데뷔골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이후로도 21경기에 출전해 12골을 터트리는 맹활약을 펼쳐 리저브 팀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말에 있었던 뉴캐슬 리저브 팀과의 경기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으니, 솔샤르 감독이 "당장에라도 챔피언스리그에서 뛸 수 있을 수준"이라고 극찬한 것은 선수에 대한 립서비스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사진=결승골을 기록한 뒤 퍼거슨 감독과 포옹을 나누는 마케다]

결국, 맨유에서 등번호 41번을 배번받은 마케다는 지난 5일 새벽 11시 50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아스톤 빌라와의 리그 31라운드 홈 경기에서 팀의 승리를 돕는 멋진 역전골(맨유 3-2 아스톤 빌라)을 성공시켰다. 추가시간 중에 나온 천금과도 같은 골. 무승부나 패배로 끝났다면 리버풀에 1위 자리를 내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리그 우승까지 날릴 수도 있었을 그런 상황에서 나온 득점이었다.

영국 언론에 의하면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프리미어리그 관계자들은 이날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게리 네빌에게 축하의 샴페인을 건네주었다고 한다. 이 샴페인은 본래 MOM으로 선정된 마케다에게로 돌아가야 했을테지만, 그가 아직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기에 일종의 차선책으로 이뤄진 '샴페인 수여식'이었다. 그러나 네빌은 이것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는 듯 자신이 받은 샴페인을 마케다에게 건넸으니, 어쨌든 마케다로서는 MOM다운 충분한 대접을 받은 셈이다.

마체다의 키스 세레모니

이날 마케다는 결승골을 터트린 뒤 곧장 관중석으로 달려가 자신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아버지와의 포옹을 만끽했다. "너는 할 수 있다.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가족이 너를 응원하고 있다"며 아들에 대한 애틋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왔던 마케다의 아버지는 포옹을 마친 뒤 끝내 눈물을 흘렸다. 맨유의 주장인 게리 네빌은 경기가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마케다 덕분이 승리를 거뒀다. 득점 상황에서 선수가 보여준 그의 능력은 가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앞으로도 부디 페널티박스 안에서 마케다 앞으로 공이 흘러들어가기를 바란다"면서 후배 선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케다는 이에 보답하듯 "가족과 팀원들에 감사한다. 그들이 나를 믿고 지켜봐준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면서 어린 나이가 무색한 어른스러운 득점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91년에 프로로 데뷔한 선수(라이언 긱스)와 91년에 태어난 선수(페데리코 마케다)가 합작해낸 맨유의 이번 승리는 앞으로도 축구팬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회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꺼져가는 것만 같았던 맨유의 리그 우승 가능성을 되살려놓음과 동시에 2연패 뒤의 무승부, 혹은 패배의 수렁에 빠질 수도 있었을 소속팀 맨유를 되살려놓은 페데리코 마케다. 수많은 슈퍼스타와 대형 유망주가 즐비한 팀이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지만, 그러나 이날만큼은 그 스스로가 주인공이자 꿈의 극장(Theatre of Dreams)을 화려하게 장식한 주연이었을 터였다.
  1. BlogIcon 아쉬타카
    2009/04/06 17:58

    마체다의 키스 세러머니는 현지 카메라맨이 어느 정도 연출한 것 같기도 해요 ㅎ
    여튼 잘못하면 3연패의 나락에 빠질 수도 있었던 맨유의 최근 안좋은 분위기를 한방에 구해낸 선수가 아닐 수 없겠네요

    • BlogIcon 레이니돌
      2009/04/0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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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맨이 엄지 손가락을 들어주는 모습이, 아마 지난 리버풀전에 제라드가 보여준 세레모니 때문에 둘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

      무승부가 나왔더라도 맨유로서는 힘들었을 결과인데, 정말 마체다 덕분에 죽다 살아난 기분입니다. :)

    • BlogIcon 지호
      2009/04/0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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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스카이스포츠가 시즌막판 레이스예고화면이나 프리뷰쇼를 만들기위해 제라드와 마체다의 키스세레모니를 대조시키는듯한 화면이 필요해서 그렇지 않았나합니다.

      야... 저거 한대가 차한대값육박하는 HD인데... 이러다간 너도나도 다 키스하러 몰려들겠네요...

      마지막으로... 정말... 마체다 골터지기전까지는 기분이 찝찝했습니다. 지난번 리버풀,풀럼때의 악몽도 떠올랐고요... 그리고 골이 터진순간... 그때 정말 실내에서 지를수 있는 '악'을 다 지르지 않았나합니다. 모처럼 맨유 응원하는 친구들이 페이스북에 너도나도 기쁨을 표현하는 '상태글'을 작성하더군요 헤헤...

  2. BlogIcon 한길..
    2009/04/06 19:07

    최근 봤던 맨유의 골중에서 최고의 골이었던듯...
    새벽에 잠설쳐가면서 경기봤는데 막판 마체다의 골 장면에 흥분해서 오밤중에 소리를 질렀다는...ㅎㅎ
    아무튼 다음 시즌의 맨유 공격진 구성이 궁금해지네요.
    루니-벨바 붙박이에다가 제 3공격수에는 테베즈 재계약이든 아니면 다른 톱클래스 선수의 영입이 있을듯 싶고...
    게다가 리저브에는 마체다, 웰벡, 캠벨....행복한 고민이군요.ㅎㅎ

    • BlogIcon 레이니돌
      2009/04/0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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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행복한 새벽이었습니다. 테베즈 거취에 대한 말들이 많은데, 저는 제발 선수를 붙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경기 중에 보여준 공을 향한 테베즈의 헤딩 태클, 앞으로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3. BlogIcon odlinuf
    2009/04/06 20:48

    이 아이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역시 레이니돌님. :)

  4. 나구네~
    2009/04/07 00:15

    너무 멋진 경기였어요, 마체다 이태리 국대 공격수로 ㄱㄱ~~근데 잉글랜드의 선수빼기는 정말 얌체 같아요. 17세와 18세 1년차인데~

  5. madlen
    2009/04/07 17:18

    리버풀이 하면 로또고 맨유가 하면 아름다운 정신력의 승부로 변신하네;
    이제 넷상에서 리버풀 로또라고 하는 ㄱㅎㄹㅈㅅ들 보이면 정말 ㅄㅇㅈ

    ㅎ 5분의 추가시간은 의미심장;

    모종의 거래? ; 맨유 듣보잡 유스랑 한 클럽의 캡틴이 왠 모종의 거래??;;;;;
    맨유공화국 정말 짜증나네.

    • BlogIcon 레이니돌
      2009/04/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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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제대로 안 읽어보셨죠? '모종의 거래'는 마케다와 카메라맨 사이의 일을 얘기한 것입니다. 난독증 정말 안스럽네요.

      리버풀이 하면 로또고 맨유가 하면 아름다운 정신력의 승부라는 건 도대체 또 누가 한 말인가요?

      마체다는 '듣보잡 유스'라고 하셔놓고 제라드는 '한 클럽의 캡틴'이라니, 리버풀더러 '로또' 운운하는 사람들 못마땅하다고 욕하신 분이, 바로 그 다음줄에서는 맨유 유스를 '듣보잡'으로 묘사하시니 그저 우스울 따름입니다.

      축구는 그만 보시고 책 좀 더 읽어 난독증 먼저 고치시고, 그 후에 축구 보면서 타 팀에 대한 예의 차리는 법을 좀 숙지하시길 바랍니다. 응원하는 팀을 떠나 님 같은 분이 프리미어리그를 보고 리버풀을 응원한다니 구역질이 치밀어오르네요.

    • BlogIcon 레이니돌
      2009/04/0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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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 IP를 보니 예전에도 이곳에 방문하신 분이군요.

      http://www.epl-inside.net/2756#comment903812

      그땐 본인 입으로 '로또풀'이 어쩌고 하시면서 첼시가 우승한다더니, 설마 그새 또 리버풀로 옮겨가신 겁니까?

      애처롭네요 정말.

  6. 꿈꾸다
    2009/04/07 19:20

    아버지가 완젼 젊다는거...형인줄 알았슴다^^;

    • BlogIcon 레이니돌
      2009/04/0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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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끝나고 구글링 해보니 현지서도 형이라고 하길래 관련글까지 따와서 글을 적었는데, 알고보니 아버지라고 하더라구요. 그런가? 하고 동영상 다시 보니 아버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