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호랑이' 연변 FC를 아시나요? 코리안 풋볼 드림매치 2009
2009/12/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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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단신
['코리안 풋볼 드림매치 2009' 백두산 호랑이 캠페인 영상. ©생각대로T]
'민족의 화합, 그 열망을 품고 그라운드를 누비다.' 한국시각으로 오는 5일(토)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44년만의 남북한 월드컵 공동진출을 기념하고 남과 북의 승리를 기원하는 취지의 '코리안 풋볼 드림매치 2009'가 열릴 예정이다.
생각대로T가 후원하고 '백두에서 한라까지'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경기에서는 제주를 연고로 둔 제주 유나이티드와 조선족 동포로 구성된 축구팀인 연변 FC가 자웅을 겨룬다.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제주 유나이티드와 한반도 최접전인 중국 연변에 위치한 연변 FC. 이들의 맞대결은 이미 그 자체로 하나된 한민족을 의미한다.
인구 13억인 중국에서도 유일한 소수민족 구성팀인 연변 FC는 지난 1995년 길림성 연변자치주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뒤 현재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한때 중국 축구계를 호령했던 이들의 가슴에는 아직도 그때의 애칭인 '백두산 호랑이'를 상징하는 한 마리의 호랑이가 축구공을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연변 FC는 지난 1965년 중국 전국대회에서 쟁쟁한 팀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창단 이래 지금까지 배출한 중국 국가대표팀 선수만도 40명에 이를 정도다. 고 최은택 한양대 교수가 지휘봉을 잡은 지난 1997년에는 중국 1부 리그에서 4강에 올라 많은 축구팬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나 연변 FC는 지난 2004년 리그에서 17연승을 기록하며 수비 위주의 '이기기 위한 축구'만을 외쳐왔던 중국 프로리그에 진정한 공격축구의 참맛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프리미어리그의 최다 연승 기록이 지난 2002년 아스날에 의해 세워진 14연승임을 감안해본다면 연변 FC의 이러한 과거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연변 FC의 축구가 마냥 화려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0년에는 팀을 맡은 고훈 감독이 건강악화로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하부리그로 강등되는 아픔을 맛봤으며, 설상가상으로 1군 팀 전체가 절강록성에 매각되는 등 이후로도 연변 FC는 약 3년 동안의 철저한 암흑기를 참고 견뎌내야만 했다.
지난 2004년에는 고훈 감독이 다시금 복귀해 팀을 2부 리그로 올려놨지만, 장기간의 임금 체불에 불만을 품은 일부 선수들의 축구도박 사실이 밝혀지며 또 한 번 연변 FC를 수렁에 몰아넣었다. 조선족의 자랑이자 희망이었고 나아가서는 중국인들에게도 축구를 통한 꿈을 안겨줬던 연변 FC는 그렇게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연변 FC의 꿈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애국지사들의 항일 독립운동의 터전이었으며 일제의 압박과 핍박을 패해 이주한 조선민중들의 역사는 아직도 연변 FC와 그 아픔을 같이 한다. 윤동주 시인의 고향이기도 한 연변에는 아직도 약 200만 명의 중국 동포가 연변 FC와 함께 내일의 꿈, 내일의 희망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연변 FC는 지난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김광주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그간 전지훈련을 위해 여러 차례 우리나라를 방문했지만, TV 생중계까지 예정된 경기를 통해 한국팬들 앞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두산 호랑이'에게는 마냥 설레이고 낯설기만 한 고향땅 방문인 셈이다.
축구는 공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대결하는 숭고한 스포츠다. 국가의 자존심과 선수의 명예를 걸고 펼치는 또 하나의 전쟁. 그러나 '백두'의 연변 FC와 '한라'의 제주 유나이티드가 맞붙는 이번 '코리안 풋볼 드림매치 2009'는 남북축구의 교류와 민족의 화합이라는 주제로 열릴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 누가 이기고 누가 패할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축구를 향한 열정과 희망만 존재한다면 연변 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이번 경기는 이미 그 자체로 '드림매치'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오는 5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릴 연변 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드림매치를 기대하며 그리고 그라운드 위에서 한민족이 하나되는 순간을 연출할 올해 최고의 축구 이벤트를 기대하며 삼일 뒤 경기장 한가득 울려퍼질 남북 호랑이들의 우렁한 표효소리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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