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삼례여중 축구부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모습. 사진=(C)뉴시스 보도사진]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에 위치한 삼례여자중학교에는 지난 2000년 창단된 자그마한 축구부 하나가 존재한다. 전교생 250여 명에 부원수 18명. 그나마도 선수단 전원이 1~2학년으로 구성된데다 얼마 전 새롭게 4명이 보강되기 전까지는 고작 14명 만으로 출전명단을 짜야했던 초미니 축구부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해 6월 전남에서 펼쳐진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지켜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두 달 뒤인 8월에는 여왕기 전국여자 축구대회에서 중등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빈약한 지원과 제한된 선수층 그리고 여자 축구에 대한 선입견을 이겨내고 일궈낸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은 성과다.

하지만 삼례여중 축구부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소녀들이 머무는 숙소 한 켠에는 '자기 자신이 경쟁자이다.'라고 씌인 칠판 하나가 놓여있다. 이들에게 축구는 단순히 이기고 상을 타기 위한 '수단'이 아닌 그 자체를 즐기며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한 하나의 '목적'이다.

얼마 전 SK 텔레콤 생각대로 T는 이런 삼례여중 축구부를 제주도로 초청해 4일부터 6일간 펼쳐진 '드림풋볼 클리닉'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의 협조로 공격수 김은중 또한 참석해 소녀들의 일일강사를 자처했다.

특히나, 15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상비군에 뽑혔을 만큼 빼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공격수 유망주' 김미연(15)은 이날 김은중 선수로부터 기본적인 슈팅 자세를 바로잡는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선수들이 중학교 입학 후 축구를 시작한 탓에 이날의 훈련은 패스와 슈팅 등의 기본 자세를 바로잡는데 중점을 뒀다.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날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와 함께 훈련을 소화한 삼례여중 축구부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미래의 국가대표를 꿈꾸는 소녀들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을 것이다.

[김은중 선수와 삼례여중 축구부 선수들이 '드림풋볼 클리닉'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C)뉴시스 보도사진]

지난해 12월 브라질 여자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마르타는 아르헨티나 남자 대표팀의 리오넬 메시와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여자 축구는 물론이고 남자 축구에서도 전무후무한 4년 연속 수상이었다.

스포츠를 좋아해 10살 때부터 테니스를 배운 마르타는 비로소 14살이 되던 해 축구를 시작해 23세가 된 올해에는 어느덧 여자 축구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다. A매치 53경기 출전에 54득점. 프로축구 통산 136경기 출전에 147득점. 그 성적만 놓고 본다면 남자 축구의 전설적인 인물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그녀의 재능은 천재적이다.

그러나 이런 마르타를 좌절하게 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여자 축구에 대한 언론과 팬들의 무관심이다. 마르타는 예전부터 수 차례 인터뷰를 통해 여자 축구의 척박한 환경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은퇴한 뒤에는 전도사가 되어 전세계에 여자 축구를 알리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남자 축구와 비교하면 한없이 초라하기만 한 여자 축구의 환경은 '여제' 마르타로서도 결코 극복해내기 힘든 하나의 커다란 장벽이었던 셈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축구에 대한 멈추지 않는 열정으로 꿈을 위해 정진하고 있을 삼례여중 축구부 소녀들에게 우리 축구팬이 해줄 수 있는 것은 마르타가 느낀 그 좌절감이 되물림되지 않도록 하는 일일 것이다.

꿈을 위한 축구 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어린 그녀들의 밝은 미래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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