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프리미어리그 2005-2006 시즌에서 축구팬들은 결코 다시는 볼 수 없을 희대의 명장면(?)과 맞닥뜨리게 된다. 경기를 하다보면 상대 선수와 다툴 수도 있는 일이지만, 이들은 도대체 무슨 연유였을까. 뉴캐슬의 두 선수가 아스톤 빌라와의 리그 31라운드 홈경기 중에 플레이를 멈추고 서로의 멱살을 잡은채로 주먹을 교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싸움의 주인공은 지금은 웨스트햄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리 보이어와 키에런 다이어였다. 이들이 경기 와중에, 그것도 홈구장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싸움을 벌인 까닭은 다름 아닌 사소함 말다툼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뉴캐슬은 당시 경기 시작 5분만에 아스톤 빌라의 공격수 후안 파블로 앙헬에게 선제골을 내어주며 흔들리고 있었다. 게다가, 주심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석연치 않은 판정과 함께 아스톤 빌라에 모두 두 번의 페널티킥을 안겨주었으니, 이만하면 두 선수가 싸움을 벌이지 않았더라도 홈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해 주심을 흠씬 두드려놓을 기세였다.
순간, 기어이 사건이 터졌다. 경기 내내 서로의 수비 실책에 관한 의견을 주고 받던 리 보이어와 키에런 다이어가 서로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한 것(보이어는 다이어가 자신에게 패스를 하지 않아 화가 났다고도 밝혔다). 주심은 놀라서 휘슬을 불었고 근처에 있던 뉴캐슬 선수들과 상대팀인 아스톤 빌라 선수들까지 달려가 두 명을 떼여놓았지만 다이어와 보이어, 두 명의 선수는 아직 분이 풀리지 않은 듯 서로를 향해 씩씩거리고 있었다.
결국, 주심은 보이어와 다이어에게 각각 레드 카드를 선고했고, 뉴캐슬은 조사를 벌여 사건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진 리 보이어에게 25만 파운드(한화 6억 6,500만 원) 벌금의 징계를 내렸다. 이는 100년이 넘는 뉴캐슬 역사에 지금까지도 깨어지지 않고 있는 지극히 불명예스러운 기록으로, 보이어는 결국 이 사건을 이유로 뉴캐슬을 떠나 웨스트햄에 입단하기에 이른다.
찰튼 시절에는 마리화나 양성 반응을 보여 8주간 출전금지 처분을 받았고, 리즈 유나이티드 시절에는 당시 팀 동료였던 조나단 우드게이트와 함께 어느 동양계 학생을 폭행해 사회봉사 처분까지 받았던 리 보이어였지만 그는 뉴캐슬을 떠나는 것이 결정되는 순간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고 한다.
사건 이후 화해를 했고 이제는 가끔 맥주 한 잔씩을 하는 사이가 되었다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 둘을 볼 때면 예전의 그 험악한 광경이 절로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카메라 한구석에서 투닥거리며 거칠게 움직였던 그 두 개의 실루엣이 같은 유니폼에 같은 서포터들로부터 응원을 받는 같은 팀의 같은 선수였을 줄이야.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브라운관 너머에서 펼쳐지던 그때 그 싸움이 잊혀지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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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투극,좋아요,즐거워,ㅋㅋ
2008/07/19 18:36사실 난투극 같은 건 경기하면서 나와야 재밌는 법인데, 이건 뭐 인종차별적 욕설이 끼어든 좀 찜찜한 종류라 -_-;;
2008/07/19 20:51